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n제 중 이용악의 시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n제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고향, 그리움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이용악의 시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
이용악의 시,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에서<분수령>(1937)
삽살개 짖는 소리
눈보라에 얼어 붙는 섣달 그믐
밤이
얄궂은 손을 하도 곱게 흔들길래
술을 마시어 불타는 소원이 이 부두로 왔다.
걸어온 길가에 찔레 한 송이 없었대도
나의 아롱범은
자옥 자옥을 뉘우칠 줄 모른다
어깨에 쌓여도 하얀 눈이 무겁지 않고나
철없는 누이 고수머릴랑 어루만지며
우라지오의 이야길 캐고 싶던 밤이면
울 어머닌
서투른 마우재 말도 들려 주셨지
졸음졸음 귀 밝히는 누이 잠들 때꺼정
등불이 깜빡 저절로 눈 감을 때꺼정
다시 내게로 헤여드는
어머니의 입김이 무지개처럼 어질다
나는 그 모두를 살뜰히 담았으니
어린 기억의 새야 귀성스럽다
기다리지 말고 마음의 은줄에 작은 날개를 털라
드나드는 배 하나 없는 지금
부두에 호젓 선 나는 멧비둘기 아니건만
날고 싶어 날고 싶어
머리에 어슴푸레 그리어진 그 곳
우라지오의 바다는 얼음이 두껍다
등대와 나와
서로 속삭일 수 없는 생각에 잠기고
밤은 얄팍한 꿈을 끝없이 꾀인다
가도오도 못할 우라지오
*우라지오 :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
*눈보라에 얼어붙는 섣달 그믐 : 힘든 현실 (배경)
*손을 하도 곱게 흔들길래 : 유혹함
*불타는 소원 : 고향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이 부두로 왔다 : 여기에서 고향 가족을 회상
*부두 : 현실과 꿈의 경계로 새로운 삶을 꿈꾸는 공간
*걸어온 길가 : 인생길
*찔레 한 송이: 작은 보람이나 행복감. 소박한 행복이나 삶의 작은 보람
*아롱범 : 표범 (굳은 의지로 현실을 헤쳐나가는 자신)
*자옥 : 발자옥
*하얀 눈 : 힘든 상황에서 짐져야 하는 삶의 무게
*뉘우칠 줄 모른다 : 후회없는 삶
*마우재 말 : 러시아 말
*어머니의 입김 : 부두의 밤안개를 의미하지만, 추억에 젖어 있는 화자에게 그것은 어머니의 입김을 생각나게 한 매개체이다
*입김이 무지개처럼 어질다 : 구수한 정이 있다
*살뜰히 : 규모가 있고 알뜰하게
*귀성스럽다 : 제법 구수한 맛이 있다. 수수하면서도 마음을 끄는 맛이 있다.
*마음의 은줄에 작은 날개를 털라 : 적극적인 회상
*멧비둘기 : 현실을 뛰어넘어 고향으로 돌아가고픈 소망을 나타내는 매개물
*얼음이 두껍다 :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처지 (배가 항해할 수 없음)
*등대와 나 : 고향에 돌아갈 수 없는 점에서 동일
*얄팍한 꿈 : 실현이 거의 불가능한 꿈(두꺼운 얼음)
*눈보라에 얼어붙은 섣달 그믐 : 시적 화자가 처해 있는 상황을 나타낸다. 또 섣달 그믐이라는 시간적 배경을 통해 지난 한 해를
되돌아보고 다시 새로운 한 해의 삶을 꿈꾼다는 의미도 갖는다.
*밤이 / 얄궂은 손을 불타는 소원이 이 부두로 왔다. : 여기서 밤은 3연의 우라지오의 이야길 캐고 싶던 밤으로 이어져 3․4연의 추억을 회상하는 계기로 작용한다.
*걸어온 길가에 마음의 은줄에 작은 날개를 털라. : 어린 시절의 추억에 마음껏 잠겨 보겠다는 의지적이고 감각적인 표현이다.
*기다리지 말고는 화자의 외로운 신세를 암시한다.
*등대와 나와 / 서로 속삭일 수 없는 생각에 잠기고 : 등대는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화자의 현실을 투영한 대상이며, 갈등과 좌절을 나누지 못하는 화자의 외로운 신세를 암시한다.
*가도오도 못할 우라지오. : 꿈의 세계인 고향으로 갈 수 없고, 그렇다고 꿈을 포기할 수도 없는 화자의 처지를 드러내고 있다.
핵심정리
▶갈래 : 자유시. 서정시
▶율격 : 내재율
▶성격 : 애상적. 회고적
▶표현 : 다양한 비유의 사용
▶어조 : 그리움에 잠긴 애상적 목소리
▶구성 : 1연 고향을 그리는 마음으로 부두를 찾아옴(현재)
2연 힘들지만 당당하게 살아온 지난 삶(현재)
34연 어린 시절에 대한 추억(과거)
56연 적극적인 회상의 자세(현재)
78연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현재)
▶제재 : 어렸을 때 추억과 현재 타향에서의 삶
▶주제 : 고향과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돌아가지 못하는 절망감
이해와 감상
이 시는 시베리아의 이국 땅을 떠도는 화자가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는 내용으로, 일제 강점하에 의해 가족이 해체된 우리 민족의 슬픔과 한(恨)을 형상화하고 있다.
먼 이국을 떠돌던 화자는 고향과 가족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 때문에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를 찾는다. 우라지오는 화자가 어릴 때 어머니로부터 이야기로만 듣고 동경하던 항구이다. 그 곳은 고향의 절박한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탈출구였다. 그러나 그 곳에는 찔레 한 송이도 찾아 볼 수 없는 추위와 외로움만이 있을 뿐이다. 어른이 된 지금, 그곳은 어린 시절 그가 동경하던 세계가 아니다. 오직 추위와 외로움이 있을 뿐이다. 화자는 그러한 현실과 당당히 맞서 후회 없는 삶을 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고향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은 점점 깊어만 가고, 과거의 가족들을 떠올리며 고향을 그리워하나, 고향으로 갈 길이 전혀 없다. 우라지오 바다의 얼음이 두껍다는 것은 그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절망적인 상황에 있음을 암시한 말이다. 화자는 이런 속에서 공중을 나는 멧비둘기처럼 날아서 고향의 가족들에게로 돌아가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우라지오의 바다는 두껍게 얼어붙어 있고 드나드는 배가 하나도 없는 지금, 화자가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길은 없다. 그래서 화자는 마지막 연에서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고, 이국 땅에서의 삶도 괴로운 자신의 처지를 가도오도 못한다고 가슴 아프게 토로하고 있다.
이 시가 창작된 시대적 배경을 고려하면 이 시는 일제에 의해 가족 공동체가 해체된 우리 민족의 한과 슬픔을 형상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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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향하는 곳(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의 이해)을 두가지로 살필 수 있다.
1. 우라지오를 그리워 함(가족이 그 곳에 있거나, 고향에서 처음 와서 도착한 곳이나 정착했던 곳으로 볼 수 있다면 해석이 가능하다. 이렇게 본다면, 고국이 아닌 곳에서 고국이 아닌 곳을 그리워해야 하는 화자의 처지를 통해 일제 강점기의 비참한 현실을 보여줌)
2. 고향에 대한 그리움(현재 위치는 우라지오 가까운 항구이며 우라지오를 통과해 고국(고향)에 가는 것을 소망한다고 볼 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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