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수능특강 중 서정인의 소설 강 [2]+1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능특강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소시민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서정인의 소설 강
서정인의 소설, 강
서정인의 소설, 강(江)<1968년 <창작과 비평>>
줄거리
김 씨와 이 씨는 박 씨네 하숙생들이다. 셋은 버스를 타고 군하리의 혼삿집으로 가고 있다. 박 씨는 군대 기피자였고, 지금은 국민학교 선생을 사직한 처지다. 그의 곁에는 살찐 젊은 여자가 앉아 있다. 늙은 대학생 김 씨는 외투 속에 웅크린 채로 진눈깨비를 바라보고 있다. 그는 자기만의 상념에 빠진다. 세무서원 이 씨는 여차장의 엉덩이가 크다고 생각하며, 그녀와 유쾌하게 노닥거린다. 박 씨는 옆의 살찐 여자와 급속도로 친해진다. 그녀는 술집 작부다.
이들 셋과 여자는 같은 곳에서 하차한다. 밤늦게 혼삿집을 다녀온 세 남자는 거나하게 취해 버린다. 박 씨와 이 씨는 낮에 만났던 작부의 술집으로 가고, 김 씨는 혼자 여인숙에 눕는다. 침구를 가지고 방에 들어온 여인숙 집 아이는 반장이라는 명찰을 가슴에 붙이고 있다. 아이는 일등을 했다고 자랑한다. 아이를 보내며 김 씨는 과거를 생각한다. 동네의 천재였던 아이가 가난과의 싸움에서 피곤한 낙오자로 전락하는 과정을 떠올린다. 밖에는 눈이 쌓이고, 김 씨는 잠이 든다.
술집에서 술판이 벌어진다. 이 씨가 여자의 손목을 잡아끈다. 술집 여자는 이 씨 품에 안겨 김 씨가 대학생이라는 말을 유심히 듣는다. 여자는 김 씨가 늙은 대학생이라는 말에 놀라고, 방을 나와 김 씨를 찾아 나선다. 밖에는 소리 없이 내린 눈이 하얗게 쌓여 있었다. 그걸 본 그녀는 김 씨의 새신부가 된 자신을 상상으로 그려본다. 여자는 옆집 여인숙의 사립문을 열고 불이 켜져 있는 방으로 들어간다.
김 씨는 새우잠을 자고 있었다. 여자는 누나처럼 어머니처럼 김 씨를 편히 누인 뒤 이불을 끌어다가 덮어 주고 베개를 바로 해 주고는 잠자는 김 씨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대학생!하고 뇌까린다. 그녀는 남폿불을 끈다.
작품의 길잡이
눈 내리는 날, 혼삿집에 가는 세 사내와 그들이 우연히 만난 한 여자가 엮어내는 서정적 분위기의 단편이다. 전직 교사 박 씨, 세무서 주사 이 씨, 늙은 대학생 김 씨는 혼삿집에 가는 버스 안에서 친해진 여자와 같은 곳에서 내린다. 김 씨는 총명했던 어린 시절을 회상하며 지금의 초라한 모습을 슬퍼한다. 술집 작부인 그 여자는 자기의 꿈이었던 신부(新婦)의 감정이 되어 곤히 잠든 김 씨를 감싸준다.
핵심정리
▶갈래 : 단편소설
▶성격 : 사실적, 암시적, 서정적
▶배경 : 시간 1960년대 눈 내리는 겨울 // 공간 시골 󰡐군하리󰡑 주변
▶문체 : 간결체. 상황․배경의 객관적 묘사와 짤막한 대화를 통하여 심리를 암시하는 문체.
▶시점 : 전지적 작가 시점
▶어조 : 잊혀진 과거의 삶을 회상하며 꿈을 되찾고자 하는 비감(悲感)어린 어조.
▶주제 : 삶에서 소외당한 사람들의 소시민적 비애.(이상과 꿈을 상실한 현대인의 좌절감과 방황의식.)
▶특징
다른 소설과는 다른 독특한 서술상의 특징을 지닌다.
서술자가 주인공들의 시선과 목소리에 관여하지만, 되도록이면 객관적 거리를 유지하며 서사적 상황을 보여 준다. 서술자의 객관적이면서도 단조로운 어조는 마치 사진을 찍듯 인물들의 대화를 묘사하고 있다.
이야기 밖에 있는 3인칭의 서술자는 다양한 대상들을 전체적인 구조 속에서 유기적으로 서술하지 않는다. 즉, 우발적인 계기를 통해 생성되는 인물의 내면과 행위를 유기적 관계없이 나열하고 있다.
전혀 다른 차원의 문장이나 단락을 삽입하여 제시함으로써 서술 내용의 유기성을 떨어뜨리는 서술 방식을 택하고 있다. 그래서 사건의 인과성이 결여되고, 문장과 문장의 연결이 유기적이지 못하다.
서술자의 목소리와 인물의 목소리가 구분되지 않고 공존하며 나타나기도 한다. 즉, 서술자의 서술은 인물을 서술의 대상화하지 않은 채, 서술자의 시각과 인물의 시각을 구분할 수 없는 서술이 사용되고 있다.
등장 인물
▶김씨 : 늙은 대학생. 가난 때문에 좌절을 맛본 이상주의자. 겉으로 잘 내색하지 않는 우울한 패배주의자.
▶이씨 : 세무서 주사. 농담을 즐기며 멋내기를 좋아한다. 속물 근성이 다분한 인물.
▶박씨 : 전직 국민학교 교원. 군대 기피자. 김씨, 이씨의 하숙집 주인. 세상을 자기 식으로 살아간다고 자부하나, 그 행동이 연민의 정을 자아내는 비애감 즉, 패이소스(pathos)를 지니고 있다.
▶여자 : 술집 작부. 버스에서 세 사내를 만난다. 신부(新婦)의 꿈을 꾸는 여자.
**삶에서 소외당한 사람들 : 박씨, 이씨, 김씨
구성
▶발단 : 버스 안. 혼삿집에 가는 세 사내와 그들과 동석한 술집 여자.
▶전개 : 그들의 회상 속에 인간적 면모가 암시되며, 각자의 기질이 드러난다.
▶갈등(위기) : 밤늦게 혼삿집에 다녀온 그들은 술집에 모인다. 깊은 침묵에 빠지는 김씨, 삶의 낙오자임을 되뇐다.
▶절정 : 홀로 여인숙에 투숙한 김씨. 공부 잘하는 소년을 통하여 삶의 전락 과정을 회상한다.
▶결말 : 신부의 꿈을 꾸는 술집 여인은 대학생 김씨에게 순수한 사모의 감정을 지닌다.
이해와 감상
1960년대 시골 군하리의 눈 내리는 날을 배경으로 소시민들의 얘기가 간결한 문체로 잔잔하게 그려져 있는 작품이다. 김씨는 늙은 대학생으로 점차 자신감을 잃어 가는 인물이다. 인간은 성장하면서 꿈을 잃어버리고 소시민이 되어 가며, 그 소시민은 자신의 소시민성을 감추기 위해서 허풍․오기 따위의 위선의 세계에 뿌리를 내리게 된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다. 여관집에서 만난 공부 잘 하는 소년 ―반장 표찰을 붙인, 조금은 뻔뻔스러운 소년을 통해서 그러한 깨달음을 확인한다. 박씨는 국민학교 교사를 그만둔 사람인데, 제 나름대로 삶을 즐기고 있다고 자부하지만 서서히 자신감을 상실해 감을 감추지 못한다. 세무서 주사 이씨 역시 일상(日常)을 유쾌하게 대하고 있지만, 그가 드러내는 속물근성은 소시민적 페이소스(pathos)를 심화시킬 뿐이다.
이 소설의 백미(白眉)는 후반부에 표현될 술집 여자의 태도이다.
그녀는 버스에서 세 사내를 만난 후 혼삿집까지 따라 갔다가 박씨, 이씨와 어울려 술자리에 앉는다. 그러다 󰡐대학생󰡑이라는 말에 자극되어 옆집 여인숙에 투숙한 김씨의 방으로 들어간다. 그 이유를 작가는 해명하지 않는다. 그저 김씨가 대학생이라는 상황 설정뿐이다. 이것은 아마 그녀의 신분적 열등감이 대학생 사모(思慕)라는 보상책을 통하여 아름다운 만남을 한 순간이나마 얻으려는 꿈꾸는 자의 행위이리라.
대학생은 세상 모르고 잠들어 있으며, 술집 여자는 연인으로서가 아니라 누나가 되고 어머니가 된 보호자의 입장에서 대학생과 한 방에 드는 것이다. 방금 전 그녀가 꿈꾸었던 눈 오는 밤의 신부(新婦)가 되는 것은 불가능하더라도 그 신부와 같은 첫날밤을 대학생과 함께하려는 것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 특히 대학생과 술집 작부의 만남은 특히 그녀에게는 우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밖에서는 눈이 소복소복 쌓이고 있다. 그녀가 남겨 논 발자국을 하얗게 지으면서란 아름다운 마지막 문장이 그녀가 찾았던 꿈이 결코 허망한 것이 아니었음을 이야기해 준다.
<추가>
이 작품은 현실에 좌절당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줄거리 자체보다는 주제 의식에 비중을 두고 환상적인 수법으로 묘사한 소설이다. 혼삿집에 가는 세 사내와 그들과 우연히 만난 술집 작부의 이야기로, 등장인물들이 나누는 평범하고 단편적인 대화나 행동, 외적인 풍경들이 모여 서정적 분위기를 형성하고 있다. 세 사내는 모두 소시민적인 면모를 지니고 있으며, 삶을 능동적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이 작품은 그들의 무기력하고 쓸쓸한 삶을 냉정한 관찰자의 시선으로 차분하게 그려 내고 있다.
이 작품은 크게 두 공간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혼삿집을 찾아가는 길의 버스 안 장면과, 군하리의 술집과 여인숙 장면으로 나눌 수 있는데, 두 공간에서 펼쳐지는 모든 사건들은 하나의 중심축으로 엮이지 않는, 개별적 사건의 나열로 서술되어 있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한편, 제목인 강은 우리의 삶이 강처럼 흘러간다는 의미를 우의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강의 흘러감과 여행의 이미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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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의 기능
인물이나 사건에 따라 일관된 구성이 결여된 강은 배경적 요소인 눈을 통해서 통합적 구성을 취하고 있다. 강은 진눈깨비가 날리는 낮시간에 시작해서 함박눈이 내리는 한밤중까지 이어지는 작품이다. 작품 초반부의 버스 안 장면에서는 진눈깨비가 내리다가, 결혼식 후 밤 장면에서는 함박눈이 내린다. 진눈깨비는 세 남자가 각자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에 비해 밤에 내리는 함박눈은 소외된 소시민인 인물들 모두의 슬픔을 다독여 주는 따뜻한 위안의 이미지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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