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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의 고전소설 예덕선생전 해석 해설 주제 특징 핵심 정리

by bloggerkim3 2023. 3. 27.

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수능특강 중  박지원의 고전소설 예덕선생전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수능특강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바람직한 사귐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박지원의 고전소설 예덕선생전

박지원의 고전소설 예덕선생전

 

 

박지원의 고전소설, 예덕선생전

박지원의 고전소설 예덕선생전(穢德先生傳)방경각외전(放鷹閣外傳)

줄거리
 선귤자(蟬橘子)에게 예덕 선생이라는 벗이 있었는데, 그가 바로 종본탑 동편에 살면서 분뇨를 쳐나르는 역부(役夫)의 우두머리 엄 행수다. 선귤자의 제자 자목은 그의 스승이 사대부와 교유하지 않고 비천한 엄 행수를 벗하는 데 대하여 노골적으로 불만의 뜻을 표시한다. 그러나 선귤자는 이해로 사귀는 시교(時交)와 아첨으로 사귀는 면교(面交)가 오래 갈 수 없는 것이며, 마음으로 사귀고 덕을 벗하는 도의의 사귐이어야 함을 강조한다.  
 대체로 엄 행수의 사는 모양은 어리석은 듯이 보이고, 하는 일은 비천한 것이지만 그는 남이 알아주기를 구함이 없고 남에게서 욕먹는 일이 없으며, 볼 만한 글이 있어도 보지 않고 종고(鐘鼓)의 낙(樂)에도 귀기울이지 않는 사람이다. 이처럼 타고난 분수대로 즐겁게 살아가는 엄 행수야말로 더러움 속에서 덕행을 파묻고 세상을 떠나 숨은 사람이다. 엄 행수의 하는 일은 불결하지만 그 방법은 지극히 향기로우며, 그가 처한 곳은 더러우나 의를 지킴은 꿋꿋하니 엄 행수를 보고 부끄러워하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랴. 이에 감히 그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예덕 선생이라 부른다는 것이다.  

핵심정리
▶갈래 : 한문 소설
▶연대 : 18세기 후반
▶성격 : 교훈적, 설득적, 예찬적
▶주제 : 바람직한 사귐의 도
▶의의 : 인간성에 대한 긍정과 평등 사상이 담겨 있다.
▶특징 : ①대상을 예찬함과 동시에 다른 대상을 비판하는 중층적 구조를 지님 ②질문과 대화의 형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됨.

이해와 감상
이 작품은 조선 후기의 실학자인 연암 박지원의 한문 단편 소설로 [연암외집(燕岩外集)]인 [방경각외전]에 수록되어 있다. 학자로 이름난 선귤자가 인분(人糞)을 나르는 엄 행수와 사귀려 하자, 이를 못마땅히 여긴 제자가 떠나겠다고 하였다. 선귤자는 이 제자를 앉혀 놓고 왜 엄 행수가 훌륭한 인간이며, 자신이 왜 엄 행수와 사귀려 하는지 이야기한다. 선귤자는 우선 잇속이나 아첨으로 사귀는 세상의 사귐을 비판한 후, 마음으로 사귀고 덕(德)으로 벗을 하는 도의(道義)의 사귐을 강조한다. 선귤자는 엄 행수가 자신에게 이익이 되거나 아첨을 하지 않지만 그의 덕을 알기에 그와 사귀려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선귤자가 말하는 엄 행수의 덕은 무엇인가. 외양을 화려하게 꾸미는 데에 힘쓰지 않고, 노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돈과 지위를 부러워하지 않는다. 엄 행수는 똥 지게로 마을의 온갖 똥을 귀한 보물처럼 걷어간다. 이 똥은 근처 밭의 거름이 되어 소득을 올리게 하지만 엄 행수 자신은 매우 검소하다. 선귤자가 보기에 이러한 엄 행수는 더러운 상일로 높은 덕을 가리고서 숨어 사는 분인 것이다. 그러니 엄 행수는 더러운 듯 보이지만 실은 깨끗하고 의로운 사람이며, 대단해 보이는 권력가나 재산가는 오히려 그 속에 더러움을 감추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스승의 이런 설명을 듣고 자목이 아무런 대답이 없는 것은 이 작품의 여운을 남기기도 한다. [예덕 선생전]은 하층민의 삶을 조명하고, 그의 덕을 언급함으로써 신분이 인간의 덕성을 가리지 못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비록 분수에 맞는 삶을 강조하고 있기는 하지만 신분이 인간성마저 규정하는 것은 아니라는, 당시로서는 혁신적인 생각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디딤돌 문학자료>

작품 감상하기
선귤자(蟬橘子)에게 벗 한 분이 계시니 그는 예덕 선생(穢德先生)이라고 하는 분이다. 종본탑(宗本塔) 동쪽에서 사는데 마을 안의 똥거름을 쳐내는 것으로써 생계를 삼고 있다. 온 마을에서 그를 모두 엄 행수(嚴行首)라고 부른다. 행수는 상일을 하는 늙은이의 일컬음이요, 엄은 그의 성이다. 자목(子牧)이 선귤자에게 묻기를,
"그 전에 선생님이 제게 말씀하시기를 벗은 동거 생활을 하지 않는 아내요, 한 탯줄에서 나오지 않은 형제라고 했습니다. 벗이란 것은 이렇게 소중한 것입니다. 이 세상의 한다 하는 양반님네 중에서 선생님의 지도를 받고자 하는 이가 수두룩합니다. 선생님이 그런 분은 상대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엄 행수로 말한다면, 마을 안의 천한 사람으로서 상일을 하는 하층의 처지요 마주 서기 욕스러운 자리입니다. 선생님이 그의 인격을 높이여 스승이라고 일컬으면서 장차 교분을 맺어서 벗이 되려고 하시니 저까지 부끄러워 견디지 못하겠습니다. 이제 선생님의 문하를 하직하려고 합니다."
   선귤자가 웃으면서 말하기를,
"거기 앉게. 벗에 대한 것을 내 자네에게 이야기해 줌세. 속담에도 있거니와 의원이 제 병을 못 보고 무당이 제 굿을 못한다고 하네. 자기 생각으로는 이거야말로 내 장처(長處)라고 믿고 있는 점도 남들이 몰라준다면 어떤 사람이나 속이 답답해서 자기 결함을 지적해 달라는 편으로 말을 꺼내게 되네. 그런데 칭찬만 하면 아첨에 가까워서 멋대가리가 없고, 타박만 하면 흉보는 것으로 떨어져서 본의와 틀려지네. 그러니까 그의 장처가 아닌 점을 들추어서 그 가장자리에나 어정거리되, 깊이 파고들지는 않는 법이지. 그렇게 적절한 내용이 아닌 만큼 설사 책망이 좀 과하더라도 저편에서 골을 내지는 않을 것일세. 그러다가 숨겨 놓은 물건을 알아나 맞히는 듯이 슬그머니 그가 장처라고 믿고 있는 그 점에 언급한단 말일세. 마치 가려운 데나 긁어 준 듯이 속마음으로 감격해할 것일세. 가려운 데를 긁는 데도 도가 있네 그려. 등에 손을 댈 때에는 겨드랑이에 가까이 가지 말고, 가슴을 만질 때에는 목을 건드리지 말아야 하네. 칭찬 같지 않게 칭찬을 하면 왈칵 손목을 잡으면서 자기를 알아준다고 할 것일세. 그래, 이렇게 벗을 사귀면 좋겠는가?"
   자목이 손으로 귀를 가리우고 내치면서 말하기를,
"이건 선생님이 제게다가 장사치의 하는 일이나 하인놈의 하는 버릇을 가리키고 계십니다."
   선귤자가 말하기를,
"그렇다면 자네가 부끄럽게 여기는 것도 과연 저기 있지 않고 여기 있는 것일세 그려. 대체 장사치의 벗은 이속으로 사귀고, 체면을 차리는 양반님네의 벗은 아첨으로 사귀네. 본래부터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세 번 달라고 해서 멀어지지 않을 사람이 없고 아무리 원수 치부하는 사이라도 세 번 주어서 친해지지 않을 사람이 없단 말일세. 그렇기 때문에 잇속으로 사귀어서는 지속되기 어렵고 아첨으로 사귀면 오래 가지 못하는 법일세. 만일 깊숙하게 사귀자면 체면 같은 것을 볼 것이 없고 진실하게 사귀자면 특별히 죽자 사자 할 것이 없네. 오직 마음으로 벗을 사귀며 인격으로 벗을 찾아야만 도덕과 의리의 벗으로 되네. 이렇게 사귀는 벗은 천년 전의 옛 사람도 아득히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요, 만리의 거리도 소격(疏隔)한 것이 아닐세. 저 엄 행수란 분이 언제 나와 알고 지내자고 한 것일까마는 그저 내가 늘 그 분을 찬양하고 싶어서 견디지 못하네. 그가 밥을 자실 때에는 굴떡굴떡, 걸어 다닐 때에는 어청어청, 잠을 잘 때에는 쿨쿨, 웃음을 웃을 때에는 허허, 가만히 앉아 있을 때에는 멍하니 등신과 같이 보이네. 흙으로 쌓고 짚으로 덮은 데다가 구멍을 내어놓고서는 새우처럼 등을 구부리고 들어가서 개처럼 주둥이를 틀어 박고 자네. 다시 아침 나절에는 즐거이 일어나서 발채를 짊어지고 똥거름을 치러 마을 안으로 들어오네. 구월에 들어서면 서리가 내리고 시월로 접어들면 살얼음이 잡히네그려.
그는 뒷간에서 사람의 똥, 마굿간에서 말똥, 외양간에서 소똥, 집안 구석구석에서 닭의 똥, 개똥, 거위똥, 돼지 우리에서 돼지똥, 비둘기똥, 토끼똥, 참새의 참새똥 등 똥이란 똥을 귀한 보물처럼 모조리 걸레질해 가도 누가 염치 뻔뻔하다고 말할 사람은 없단 말일세. 혼자 이익을 남겨 먹어도 누가 의리를 모른다고 말할 사람이 없고 많이 긁어 모아도 누가 양보심이 없다고 말할 사람이 없네. 손바닥에다가 침을 탁 뱉아서 삽을 들고는 허리를 구부리고 꺼불꺼불 일을 하는 것이 마치 날짐승이 무엇을 쪼아 먹고 있는 것과 흡사하거든. 그는 화려한 외화(外華)도 힘쓰려 하지 않고 풍악을 잡히며 노는 것도 바라지 않지. 돈이 많아지고 지위가 높아지는 일을 누가 원하지 않을까만 원한다고 해서 얻어질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애초부터 부러워하지 않는단 말일세. 찬양을 한다고 해서 더 영예로운 것도 없으며 헐뜯는다고 해서 더 욕될 것이 없네그려.
왕십리의 무, 살고지의 숫무, 석교의 가지, 외, 참외, 호박, 연희궁의 고추, 마늘, 부추, 파, 염교, 청파의 미나리, 이태인의 토란 등을 아무리 상상등(上上等)의 밭에 심는다고 하더라도 엄씨의 똥거름을 가져다가 걸찍하게 가꿔야만 일년에 육천 냥 돈을 벌어들이게 되네, 그런데 그는 아침에 밥 한 그릇을 먹네. 그래도 의기양양하고, 저녁에 이르러서는 또 밥 한 그릇을 비우네. 누가 고기를 좀 먹으라고 권하면 고기 반찬이나 나물 반찬이나 목구멍 아래로 내려가서 배 부르기는 마찬가지인데 입맛에 땅기는 것을 찾아 먹어서는 무얼 하느냐고 하네. 또 옷과 갓을 차리라고 권하면 넓은 소매를 휘두르기에 익숙지도 못하거니와 새 옷을 입고서는 짐을 지고 다닐 수 없다고 대답하네. 해가 바뀌어 설이 되면 이른 아침에 처음으로 갓 쓰고 웃옷 입고 띠 띠고 신도 새로 신고, 동리 이웃간을 두루 돌아다니며 새해 인사를 하지. 그리고 돌아와서는 헌 옷을 도로 꺼내 입고 발채를 지고 마을 안으로 들어서거든. 엄 행수와 같은 분은 더러운 상일로 높은 덕을 가리고서 세상을 크게 숨어 사는 분이 아닌가?
옛 글에 이르기를 부자와 귀인의 처지에 있어서는 부자와 귀인으로 지내고 가난하고 미천한 처지에 있어서는 가난하고 미천한 대로 지낸다고 했네. 대체 처지란 것은 이미 정해져버린 것이야. 또 시경(詩經)에 이르기를, 아침 저녁 공무를 같이 보는 데도 분복(分福)이 저마다 다르다고 했네. 분복이란 것은 타고 난 것이란 말이지. 대체 모든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날 때 각기 정해진 분복이 있는 것이니 제 분복을 가지고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새우젓을 먹게 되니 닭알 찌개가 생각나고, 갈옷을 입고 나면 모시옷이 부럽게 되는 것일세. 천하가 여기서부터 어지러워지고 백성들이 와 하고 들고 일어나서 논밭을 서로 빼앗으며 이에 밭이랑이 황폐해지네.
진승(陳勝), 오광(吳廣) 항적의 무리가 그 해 농사 일이나 하는 데만 만족하고 말 사람들이었는가? 주역(周易)에서 짐질 것도 있고 탈 것도 있어서 도적을 불러들인다고 한 것이 바로 이것을 두고 이른 말일세. 그렇기 때문에 굉장한 벼슬 자리에는 깨끗지 못한 구석이 있으며 제 힘으로 번 것이 아니고는 부호가, 재산가의 칭호도 더러운 것일세.
본래 사람의 숨이 떨어지면 입안에 구슬을 넣어 주는 것도 깨끗이 가란 뜻일세 그려. 저 엄 행수가 똥을 지고 거름을 가져다가 그걸로 먹고 사는 것이 지극히 깨끗지 못하다고 보겠지만 그 생활은 지극히 향기롭고, 몸을 굴리는 것이 지극히 더럽다고 보겠지만 의리를 지키는 점은 지극히 높은 것일세. 그 뜻을 미루어 생각컨대 비록 굉장한 벼슬 자리도 그를 움직이지는 못할 것일세. 이로 본다면 깨끗한 가운데도 깨끗지 못한 것이 있고 더러운 가운데도 더럽지 않은 것이 있단 말일세. 내가 먹고 입는 데서 견디기 어려운 처지에 다다르면 항상 나만도 못한 처지의 사람을 생각하게 되는데 엄 행수에 이르러는 견디기 어려운 처지란 것이 없네. 진심으로 도적질 할 마음이 없기로 말하면 엄 행수 같은 분이 없다고 생각하네. 이 마음을 더 키워 나간다면 성인(聖人)도 될 수 있을 것일세.
대체 선비가 좀 궁하다고 해서 궁기(窮氣)를 떨어도 수치스러운 노릇이요, 출세한 다음 제 몸만 받들기에 급급해도 수치스러운 노릇일세. 아마 엄 행수를 보기에 부끄럽지 않을 사람이 거의 드물 것일세.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엄 행수를 선생으로 모시려고 하고 있단 말일세. 어떻게 감히 벗으로 사귀겠다고 할 것인가? 그렇기 때문에 나는 엄 행수를 감히 그 이름을 부르지 못하고 예덕(穢德) 선생이라고 일컫는 것일세."  

*진승, 오광, 항적의 무리 : 중국 진나라 말기 민란을 일으킨 인물들
*궁기(窮氣) : 궁한 기색
*염교(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잎은 절여서 먹음)
*입희령 좌반룡 완월사 백정향 (입희령은 돼지 똥, 좌반룡은 사람 똥, 완월사는 토끼똥, 백정향은 닭 똥임)

더 알아보기
▲관련시 : 고은의 시, 머슴 대길이신분을 초월하여 긍정적인 인간상을 제시하고 있다.

▲엄행수의 삶의 태도와 연관된 시조
빈천을 염(厭)치 말아 일 업쓰면 긔 죠흔이
벗 업다 한(恨)치 말라 말 업쓰면 이 죠흔이
아마도 수분안졸(守分安拙)이 긔 올흔가 하노라 김수장

<현대어역>
가난함을 싫어하지 말지니 탈없이 지내는 것이 좋은 것을,
친구가 없다고 한탄하지 말 것이, 뒷말 없이 지내는 것이 좋은 것을,
아마도 내 분수를 지키고 조촐하게 살아가는 것이 그중 옳은 일인가 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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