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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래의 시 월훈 07년 9월 모의 수능 해석 해설

by bloggerkim3 2023. 4. 23.

안녕하세요, 문학정보입니다.

오늘은 인터넷수능 중  박용래의 시 월훈 07년 9월 모의수능 작품을 배워보도록 하겠습니다.

인터넷수능의 작품의 주제 내용은 산촌 적막함 외로움 입니다. 그럼 상세한 내용은 밑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볼까요?

 

 박용래의 시 월훈 07년 9월 모의수능

박용래의 시 월훈 07년 9월 모의수능

 

 

박용래의 시 월훈(月暈)(<문학사상>1976.3)

첩첩 산중에도 없는 마을(현대문명과 동떨어져 있는 원시적 토속세계)이 여긴 있습니다. 잎 진 사잇길, 저 모래 둑, 그 너머 강기슭에서도 보이진 않습니다. 허방다리(함정) 들어내면 보이는 마을.

갱(坑) 속 같은 마을. 꼴깍, 해가, 노루꼬리 해가 지면 집집마다 봉당에 불을 켜지요. 콩깍지, 콩깍지처럼 후미진 외딴집, 외딴집에도 불빛은 앉아 이슥토록 창문은 모과(木瓜)빛입니다.

기인 밤입니다. 외딴집 노인은 홀로 잠이 깨어 출출한 너머지 무를 깎기도 하고 고무를 깎다, 문득 바람도 없는데 시나브로 풀려 풀려 내리는 짚단, 짚오라기의 설레임을 듣습니다. 귀를 모으고 듣지요. 후루룩 후루룩 처마깃에 나래 묻는 이름 모를 새, 새들의 온기(溫氣)를 생각합니다. 숨을 죽이고 생각하지요.

참 오래오래, 노인의 자리맡에 밭은 기침소리도 없을 양이면 벽 속에서 겨울 귀뚜라미(동료로부터 떨어져 외톨이가 된 귀뚜라미,감정이입)는 울지요. 떼를 지어 웁니다, 벽이 무너지라고 웁니다.

어느덧 밖에는 눈발이라도 치는지, 펄펄 함박눈이라도 흩날리는지, 창호지 문살에 돋는 월훈(月暈)*.

* 허방다리 : 함정(陷穽).
* 시나브로 :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 월훈 : 달무리.
* 갱(坑) : 구덩이

핵심정리
▶ 감상의 초점
깊은 산 속 외딴집에 홀로 살고 있는 노인의 외로움과 허전함이 절실하게 묘사된, 뛰어난 서정시이다. 옛 이야기 속에나 나올 법한 공간적 배경과 그를 둘러싼 환경이 노인의 외로움의 깊이를 더해 준다. 한자어를 거의 배제한 고유어의 사용과 향토적 정서에 바탕을 둔 비유, 쉼표와 의태어의 적절한 사용으로 시의 효과를 높이고 있으며, 마지막 연에서는 감정 이입의 기교를 발휘함으로써 노인의 고독을 심화시키고 있다.
▶ 심상 : 시각적, 청각적, 촉각적 심상
▶ 어조 : 산골에 홀로 사는 노인의 외로움과 그리움을 동정하는 애상적 어조
▶ 표현 : ① 경어체의 사용과 명사 종결 어구를 삽입하여 정감의 깊이를 한층 더해 주고 있다.
② 향토적 서정을 불러일으키는 토속어의 사용
▶ 시상 전개 : 원경에서 근경으로 이동
▶ 구성 : ① 첩첩 산중의 후미진 마을(제1연)     
② 갱 속 같은 마을의 모과빛 창문(제2연)
③ 잠 못 이루는 노인과 처마깃의 새(제3연)
④ 겨울 귀뚜라미의 통곡(제4연)
⑤ 달무리 진 저녁의 광경(제5연)
▶ 제재 : 겨울 산촌의 외딴 집에 홀로 사는 노인의 고독, 그리움
▶ 주제 : 산촌의 적막함과 외로움. (노인의 고독감)
▶ 특징 :
①경어체의 사용과 명사 종결 어구를 삽입하여 정감의 깊이를 한층 더해 줌.
②향토적 서정을 불러일으키는 토속어를 사용함.
③감정이입을 통해 노인의 고독을 심화시킴.
▶시적화자의 정서와 태도
화자는 시적 대상인 노인의 모습을 그려내면서 깊은 산골 노인의 외로운 삶을 시각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연구문제
1. 다음에서 노인이 느끼는 외로움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시어는? ③

①첩첩 산중   ②갱 속 같은 마을   ③모과빛   ④기인 밤   ⑤겨울 귀뚜라미

2. 노인의 고독과 그리움이 감정 이입된 대상은 무엇인가?
▶겨울 귀뚜라미

3. 노인이 그리워하는 대상을 은유적으로 표현한 시구를 찾아 쓰라.
▶새들의 온기

이해와 감상
박용래의 시에 나타나는 자연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아니라, 시인의 정서와 유기적인 관련을 맺고 있는 관념적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 시의 배경도 현실 속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이라기보다 다분히 시인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산골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그러나 그러한 관념의 세계가 시인의 애상적 정서와 결합하면서, 또 그것을 향토적 서정으로 노래하면서 우리에게 매우 친숙하고도 생생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첩첩 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기엔 있다는 서두부터 독자를 환상의 세계로 인도한다. 그러나 그 세계는 아름답고 휘황찬란한 동화 속의 세계가 아니라, 현대 문명과 동떨어진 우리의 옛 고향의 모습을 상기시키고 있어서 전혀 낯설지 않다. 허방다리를 들어내면 보이는 조그맣고 갱 속 같이 파묻힌 마을, 그 곳에서도 시인의 시선은 홀로 사는 노인의 고독한 삶에 집중된다.
외딴집에 홀로 사는 노인은 깊은 밤에 잠이 깨어 고구마나 무를 깎지만, 실제로는 누군가 찾아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며 바람 소리에 귀를 귀울이는 데 신경을 모은다. 이러한 정서는 마치 오마지 않은 이가 일도 없이 기다려진다는 시조의 그것과 적절히 부합되는 것이다. 노인의 청각은 짚단과 짚오라기의 서걱거림에서 처마깃의 이름 모를 새의 자그마한 움직임에까지 이어지지만, 자기를 찾아올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에 문득 통곡한다. 이러한 청각의 집중은 노인의 외로움과 그리움의 깊이를 더욱 증폭시켜 주는 한편, 시인의 섬세한 감각을 알려 주는 징표로 기능한다.
마지막 연에 등장하는 겨울 귀뚜라미가 벽이 무너지라고 우는 것은 노인의 통곡을 간접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특히, 벽이 무너지라 우는 귀뚜라미를 겨울 귀뚜라미라고 표현한 데서 동료들과 헤어져 외톨이가 된 귀뚜라미의 신세와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사는 노인의 처지가 교묘한 일치를 이룬다. 그러니까 떼를 지어 웁니다라는 표현의 의미는 실제 떼를 지어 운다는 것이 아니라, 밤의 정적을 뚫고 울리는 귀뚜라미의 소리가 그만큼 크게 들린다는 것을 뜻하며, 그것은 참고 참았던 노인의 내면적 고독과 그리움이 단숨에 터져 나온 통곡과도 같은 것이다.

<추가>
향토적인 생활 정서에 뿌리박고 있는 박용래의 시는 문명의 때[垢]가 묻지 않은 토속 세계를 통하여 삶의 무상함을 정지적(靜止的) 언어로 표현한다. 
형식면에서는 주로 시각적이거나 청각적인 비유에 의존하고 있으며, 대상을 형상화시키는 데 그가 즐겨 사용한 방법은 소묘법이다. 비록 단조로운 단색이기는 하지만, 그 속에서 간결하고 날카로운 소묘는 회상물의 대상을 객관화시키는 데 성공하고 있다. 그의 많은 시가 정상적인 구문(構文)보다 명사나 명사형 어미로 시행을 끝맺고 있는 것도 그의 소묘적 방법의 한 특색이라고 할 수 있다. 그가 행간의 여백을 중시하는 것도 바로 그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이 시는 겨울 산촌의 외딴집에서 홀로 사는 노인의 고독과 그리움을 노래하고 있는 작품이다. 한자어를 배제한 토속어와 경어체 구문의 사용, 그리고 명사 종결 어구를 삽입하는 등 다양한 표현 방법을 통해 산촌의 적막함과 노인의 고독감의 깊이를 더해 주는 한편, 향토적 정서에 바탕을 둔 비유와 다양한 감각의 이미지, 쉼표와 의태어의 적절한 사용은 이 시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형상화시키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끝 부분에서 나타나는 귀뚜라미로의 감정 이입은 노인의 고독을 심화시키는 기능을 갖고 있다. 또한, 이 시는 연 구분이 없는 산문시 형태로, 화자는 원경에서 근경으로 시선을 이동하며 시상을 전개시키고 있다.
이 시는 먼저 첩첩 산중에도 없는 마을이 여긴 있다는 다소 환상적인 세계로 시작하고 있다. 그러나 그곳은 단순히 아름답고 신비로운 동화속 같은 세계가 아니라, 현대 문명과 동떨어진 원시적 토속 세계이다. 노인이 살고 있는 그 곳은 허방다리 들어내면 보이는 조그맣고 갱 속같이 파묻힌 마을로, 노루꼬리만큼 짧은 겨울해가 저물면 각 집들은 봉당에 불을 매단다. 그런 마을의 한구석에 위치한 노인의 외딴집 창문에 이슥토록 켜진 불빛은 마치 잘 익은 모과빛 같이 싱그럽기만 하다.
깊어가는 겨울밤, 노인은 문득 잠에서 깨어나 시장기를 느끼고는 무나 고구마를 깎으며 행여 누군가 찾아 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다림으로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노인은 짚단과 짚오라기의 서걱거림에서부터 처마깃의 이름 모를 새의 작은 날개짓에 이르기까지 청각을 집중해 보지만, 자기를 찾아 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확인하고는 그 외로움에 절망해 버린다. 노인의 이러한 행위는 그의 외로움과 그리움의 깊이를 증폭시켜 주는 동시에, 시인이 가지고 있는 섬세한 감각을 드러내는 징표로서의 기능을 갖는다.
한동안 계속되던 노인의 밭은 기침 소리가 끝나자, 기다렸다는 듯 벽 속에서는 겨울 귀뚜라미가 떼를 지어 벽이 무너지라고 울어댄다. 여기서 겨울 귀뚜라미는 동료로부터 떨어져 나와 외톨이가 된 귀뚜라미를 일컫는 것이며, 떼를 지어 벽이 무너지라고 우는 것은 겨울밤의 고요를 깨는 귀뚜라미의 울음소리가 그만큼 크게 들린다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외톨이가 된 귀뚜라미와 가족과 떨어져 홀로 살고 있는 노인의 처지가 교묘히 일치하게 됨으로써 결국은 귀뚜라미는 노인의 감정이 이입된 사물임을 알 수 있다. 그토록 서럽게 울어대는 귀뚜라미처럼 노인도 당장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은 고독감과 함께 산촌의 적막함이 잘 나타나 있다. 이 때, 문밖에선 가는 눈발이 치는지 또는 함박눈이 한바탕 뿌려주는지, 어디선가 희끄무레한 달무리가 떠오르는 풍경을 제시하면서 시상을 끝맺고 있다. <양승준, 양승국 공저 [한국현대시 400선이해와 감상]> 

<추가>
이 시는 깊은 산 속 외딴집에 홀로 살고 있는 노인의 외로움과 허전함이 절실하게 묘사된, 뛰어난 서정시이다. 옛 이야기 속에나 나올 법한 공간적 배경과 그를 둘러싼 환경이 노인의 외로움의 깊이를 더해 준다. 한자어를 거의 배제한 고유어의 사용과 향토적 정서에 바탕을 둔 비유, 쉼표와 의태어의 적절한 사용으로 시의 효과를 높이고 있으며, 마지막 연에서는 감정 이입의 기교를 발휘함으로써 노인의 고독을 심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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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제목록
07년 9월 3학년 평가원 모의수능


<문제> 위 글에 대한 감상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노인의 삶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져.
②외딴집의 정경을 통해 노인의 고독을 드러내고 있어.
③목가적 분위기를 대화적 구성을 통해 보여 주고 있어. ∨
④시상이 집약된 시어로 끝맺으면서 여운을 남기고 있어.
⑤시어의 반복과 연쇄로 산문적 진술에 리듬감을 주고 있어.

15. 개별 시에 대해 감상하기
 [출제의도] 작품의 대상과 시어의 표현 등을 분석하는 능력을 묻는 문제이다.
 [해설] (나)는 목동의 노래처럼 평화롭고 소박하며 서정적인 분위기의 시가 아니라, 깊은 산속 외딴집에 홀로 살고 있는 노인의 외로움과 허전함을 묘사한 토속적 분위기의 시이다. 또한 대화체는 아니며 시적 대상인 노인을 이야기처럼 그려내는 방식을 서두부터 사용하여 독자를 환상적 분위기로 이끄는 효과를 자아내고 있다.

▲그녀와 능선 근처 나무와의 관계....
시인의 창작후기 중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교감을 통해 특별한 관계를 맺게 됩니다. 이것을 인연이라고도 할 수 있겠고 만남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런데 사람들만이 그런 관계를 맺는 게 아닌 것 같습니다. 사물들도 다른 존재들과 관계를 맺는 것처럼 보일 때가 있습니다. 특히 시인은 예민한 눈으로 사물들의 이런 관계를 관찰할 때가 있습니다. 제 시에도 존재들의 만남, 그리고 그에 대한 관계가 형상화되어 있습니다. 사람이 아닌 사물들이지만, 마치 사람처럼 교감하고 접촉하는 모습이 형상화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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